한국의 진보 1부. 공장으로 간 지식인들 http://youtu.be/TBtty4-BAdw
한국의 진보 2부. 인민노련 혁명을 꿈꾸다 http://youtu.be/UzkymFVdjOo
한국의 진보 3부. 혁명의 퇴장, 떠난 자와 남은 자http://youtu.be/l5c_pBam_Mw
이런 기획이 나올 수 있다니 역시 방송의 자유는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방송에서는 주로 진보 중에서도 PD계열의 운동사를 짚고 있습니다. 학생운동보다는 노동운동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중간에 주사파 이야기도 잠깐 나오기는 하지만, 주로 인민노련(인천민주주의노동자연맹)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서술되기 때문에, 그들은 주사파 노선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하여 '진보는 알고보니 모두 종북이었나?'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볼만한 영상입니다.
아울러 이 영상을 보면 진보정치운동의 대략적인 흐름은 파악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부는 주로 '학출' 학생출신 노동자들의 '위장 취업'에 대해서 다룹니다.
사실 위장 취업이 아니죠. 실제로 취업을 해서 일을 열심히 하고, 노동운동도 한 것이기 때문에. 단지 신분을 속였을 뿐. 2, 3부는 인민노련의 급부상과 한국노동당, 민주노동당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소개합니다.
정리하면,
1. 대학생들의 문제의식은 80년 광주에서 출발.
2. 군부독재를 타도하기 위해서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노동현장을 주목하기 시작함.
3. 대학생이 노동현장에 취업.
4. 87년 6월 항쟁을 거치면서 투쟁의 불길이 거세짐.
5. 동구권 몰락과 함께 운동권 사분오열.
6-1. 학출들 중 상당수는 학교로 돌아가거나, 제도정치로 들어감.
6-2. 노동자들은 돌아갈 곳이 없음. 블랙리스트에 올라 취업을 못하게 됨.
6-3. 학출들 중 일부는 현장에 머물러 있거나, 노동자정당 건설운동을 계속 하여 민주노동당을 창당함. 노동자 출신 중 극소수는 다른 형태의 시민운동에 참여하게 됨.
7. 노동자정당 건설은 지속적으로 논의되었던 것이었음. 96년 노동법 날치기 사건으로 인하여 노동자들은 정당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깨달음.
![]() |
04년 국회에 입성한 민주노동당 의원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c) 참세상 |
이 방송은 나름 여러가지 관점에서 그 시대를 재조명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그때까지 목소리가 묻혀져왔던 노동자들이, 그 시대와 386들에 대한 평가를 하는 부분이지요. 그들은 떠날 곳이 있었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돌아갈 곳이 없었다고.
또 하나의 그룹은, 김문수/원희룡/신지호와 같은, 이른바 전향자들. 특히 신지호는 아주 귀엽습니다- 대개 뉴라이트들은 nl출신인 경우가 많은데 신지호는 pd출신
다른 하나의 그룹은, 주대환/심상정/노회찬 등의 진보정당건설파.
(등장하지 않은 진보그룹은 주사파 출신의 활동가들)
방송은 3번째 그룹을(주대환 등)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들의 정치행보는 여전히 진행중이지요. 노회찬/심상정은 통합진보당에 있고, 주대환 씨는 검색해보니 최근 손학규 후보의 대선캠프에 들어갔더군요.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혁명을 하든 운동을 하든 중도계층의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혁명가 본인도 행복하고, 대중들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혁명에 대한 기대를 걸고 87년 7.8.9.대투쟁과 그 이후 92년까지의 투쟁이 있었지만, 단시간내에 변화는 없었고 그로 인하여 황폐화된 개인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인상적인 자기고백은: 6월 항쟁 이후에는 더 이상 시민들은 운동권을 좋게만 보지는 않았고, 이상한 말투와 이상한 옷차림의 우리들은 외면받았다는...
중도층이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중도층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나가는 운동방향은 무엇일지,
이상과 이념만이 앞서는 운동이 아닌, 현실의 제반사정을 함께 고려하며 나가는 운동이 무엇일지에 대하여 언제나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학출'선배들과, '인민노련'의 노동자들에 대하여 깊은 존경심을 표합니다.
![]() |
85년 구로동맹파업. c) 구로동맹파업20주년기엄사업추진위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