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9일 일요일
2012년 4월 16일 월요일
어떻게 유해화학물질은 체내에 쌓이는가?
어떻게 유해화학물질은 체내에 쌓이는가?
나처럼 과학에 무지한 인문학도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쌓인다고 한다면, 뭔가 안좋은 물질이 몸에 축적되서 나쁜거 정도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늘 룸메이트와의 대화 요약,
1.
유해한 화학물질은 우리몸에서 소화되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유해한 물질은 우리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화기관은 우리몸에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고 나머지는 배출해낸다.
그러나 유해한 화학물질은 쉽게말하면 소화기관에 '등록된'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몸에 들어올 경우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다.
이어지는 두 번째 의문.
소화되어 우리몸에 남는게 아니라면, 배출되는 것이 자연스럽지않은가?
2. 유해물질은 완전히 배출될 수 없다.
소장은 알다시피 수분을 배출해내고 찌꺼기를 대장으로 보낸다.
대장에서는 약간의 수분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알려진 유해화학물질들은 수분에 녹을 수 없는 성질이다. 따라서 수분과 함께 배출이 안 되므로 소변을 통해서 배출될 수 없다. 일부는 대변으로 배출되겠지만 일부는 체내에 그냥 남는다.
체내에 남으면 등록된 물질이 아닌 이들 유해화학물질은 갈바를 찾지 못하고 그냥 남나?
그게 아니고, 체내에서 그나마 유사한 물질이 있는 기관으로 그 화학물질이 이동한다고한다.
혈관을 통해서.
수은이나 납같은 경우는 칼슘과 비슷해보여서 뼈로 간다고 한다.
그런데 수은은 정상온도(상온)에서 액체라고 한다. 뼈에 수은이 섞여있다면, 뼈가 흐물흐물해진다. 수은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뼈가 녹는다"고 하는데, 이는 수은의 위와 같은 성질때문이다.
납이 뼈에 섞이면 어떻게 되는지는 설명 못들었다. 안좋겠지.
3. 유해화학물질이 인체로 침투하는 경로
가장 생각하기 쉬운것은 위에서 쭉 설명한 소화기계를 통한 침투이다.
또다른 경로는 호흡기계를 통한 침투이다.
나처럼 무지한 인문학도들에게 생소한 것이 바로 피부를 통한 침투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해?
간단하다. 피부에 화학물질이 닿을 경우, 즉시 씻어내지 않는 한 일종의 삼투현상이 발생한다. 높은농도에서 저농도로 화학물질이 이동하는, 자연계의 평형현상.
유해화학물질, 특히 중금속이 괜히 중금속이 아니다. 신체와 중금속분자가 접촉할 경우 분자가 신체로 침투한다.
모공을 통해서 침투하고 이것이 다시 모세혈관으로 가서 몸속을 도는 것이다. 분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분자라면, 모공보다는 당연히 작을 것이고, 모세혈관도 '세포'이기 때문에 그 세포사이를 뚫고 분자가 침투하게 된다.
그렇게 피속으로 유해화학물질 분자가 들어오게되면 아까말한대로 몸속을 돌다가 각 기관에 정착하는 것이다.
중요한건 장갑같은 것을 끼더라도 장시간 그 화학물질을 접할 경우 피부를 통한 접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당연하다. 특수처리되지 않는 이상 장갑을 이루는 조직도 분자를 막을 정도로 작을 수는 없을 것이고, 피부로 들어온다면 체내로 들어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상.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과학적인 소재를 다룸.ㅋ
나처럼 과학에 무지한 인문학도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쌓인다고 한다면, 뭔가 안좋은 물질이 몸에 축적되서 나쁜거 정도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늘 룸메이트와의 대화 요약,
1.
유해한 화학물질은 우리몸에서 소화되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유해한 물질은 우리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화기관은 우리몸에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고 나머지는 배출해낸다.
그러나 유해한 화학물질은 쉽게말하면 소화기관에 '등록된'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몸에 들어올 경우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다.
이어지는 두 번째 의문.
소화되어 우리몸에 남는게 아니라면, 배출되는 것이 자연스럽지않은가?
2. 유해물질은 완전히 배출될 수 없다.
소장은 알다시피 수분을 배출해내고 찌꺼기를 대장으로 보낸다.
대장에서는 약간의 수분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알려진 유해화학물질들은 수분에 녹을 수 없는 성질이다. 따라서 수분과 함께 배출이 안 되므로 소변을 통해서 배출될 수 없다. 일부는 대변으로 배출되겠지만 일부는 체내에 그냥 남는다.
체내에 남으면 등록된 물질이 아닌 이들 유해화학물질은 갈바를 찾지 못하고 그냥 남나?
그게 아니고, 체내에서 그나마 유사한 물질이 있는 기관으로 그 화학물질이 이동한다고한다.
혈관을 통해서.
수은이나 납같은 경우는 칼슘과 비슷해보여서 뼈로 간다고 한다.
그런데 수은은 정상온도(상온)에서 액체라고 한다. 뼈에 수은이 섞여있다면, 뼈가 흐물흐물해진다. 수은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뼈가 녹는다"고 하는데, 이는 수은의 위와 같은 성질때문이다.
납이 뼈에 섞이면 어떻게 되는지는 설명 못들었다. 안좋겠지.
3. 유해화학물질이 인체로 침투하는 경로
가장 생각하기 쉬운것은 위에서 쭉 설명한 소화기계를 통한 침투이다.
또다른 경로는 호흡기계를 통한 침투이다.
나처럼 무지한 인문학도들에게 생소한 것이 바로 피부를 통한 침투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해?
간단하다. 피부에 화학물질이 닿을 경우, 즉시 씻어내지 않는 한 일종의 삼투현상이 발생한다. 높은농도에서 저농도로 화학물질이 이동하는, 자연계의 평형현상.
유해화학물질, 특히 중금속이 괜히 중금속이 아니다. 신체와 중금속분자가 접촉할 경우 분자가 신체로 침투한다.
모공을 통해서 침투하고 이것이 다시 모세혈관으로 가서 몸속을 도는 것이다. 분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분자라면, 모공보다는 당연히 작을 것이고, 모세혈관도 '세포'이기 때문에 그 세포사이를 뚫고 분자가 침투하게 된다.
그렇게 피속으로 유해화학물질 분자가 들어오게되면 아까말한대로 몸속을 돌다가 각 기관에 정착하는 것이다.
중요한건 장갑같은 것을 끼더라도 장시간 그 화학물질을 접할 경우 피부를 통한 접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당연하다. 특수처리되지 않는 이상 장갑을 이루는 조직도 분자를 막을 정도로 작을 수는 없을 것이고, 피부로 들어온다면 체내로 들어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상.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과학적인 소재를 다룸.ㅋ
2012년 4월 12일 목요일
4.11. 총선 복기
1. 네거티브로는 승리할 수 없다.
2010. 6. 2. 지방선거를 휩쓴 구호는 "무상급식"
이 의제는 아주 예전부터 시민사회(배옥병 씨)에서부터 출발한 이슈이다.
이것을 민주당이 잘 흡수하여 자신의 의제로 만들고, 대승을 거뒀다.
2. 공천
민주당의 전략공천 과정에서 많은 잡음과 불투명함이 있었다.
비례공천과 지역구공천에서의 현격한 차이.
지역에서도, 정말 그 지역에서 정말 될만한 사람을 뽑았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는 충남/강원/경남에서 정말 대선전을 하지 않았나...
그와는 달리 이번 공천이 성공적이었는지 의심스러움.
친노+486 중심이었다는게, 딱히 공천결과를 놓고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다.
다만 "단수공천"이라는게 굉장히 거지같았다. 상향식 공천 한다면서..?
물론 그러려면 관련법령을 정비해야했는데 새누리당이 그걸 거부했기때문에 안 된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자기사람들은 다 단수공천주고 나머지는 경선시키면 그게 말이나 되는가...
3. 야권연대 (+시민통합당+통합진보당+정통민주당+진보신당)
가. 총설
수도권에선 결과적으로 표가 흩어지지 않아서 압승하는 결과. 야권연대가 아니었으면 이런 결과는 못나왔을 것이라고 본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노원병에서 민주당후보가 나와서 노회찬이 떨어지고, 고양덕양에서 민주당후보가 표를 갈라서 심상정이 떨어지는...반대로 다른 민주당 승리지역구들도 마찬가지..
다만 야권연대 과정에서, 중도층들에게 '통진당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 (이 인식이 합리적인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나. 시민통합당
시민통합당(?)과 통합과정에서 확실히-무리수가 있었던 것 같다. 자세히는 모르겠다. 박지원이 결국엔 승복을 했지만,
다. 통합진보당
노났다.
그러나 전통적인 노동세력의 지지를 확실히 잃었다.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통렬한 자기반성이 없이 패권주의식으로 가면 너희는 매장이다.
이번엔 정말 많이 참아준거다. 국민들이....
국민들이 패권주의 이런거 모르는것 같아도, 한번 참아주고 찍은거다. 그래도 한 번 잘해보라고.
이런 상황에서 국민기대 배신하고 판깨는 짓을 하면 국물도 없다..
라. 정통민주당
오히려 리스크는 엉뚱한 곳에 있었다. 정통민주당.
정통민주당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3-4석 까먹은듯....
이것은 결과적으로 박지원이 그렇게 부르짖었던 호남소외론의 심리가 표출된게 아닌가 싶다.
야권연대 초기에는 시민혁명당이든 통진당이든 호남을 구태세력취급하더니
막판에 가서는 호남표 달라고 굽실거리는 모습은 참 거지같았다. 그것때문에 박지원이 전국을 돌지 않았나. 호남향우회 사람들 만나러.
4. 나는 꼼수다
나꼼수라고 하면 안 된다. 나는 꼼수다에서 '나'는 가카이기 때문이다. 나꼼수라고 그러면 꼼수팀이 무슨 꼼수부리는 사람들 같잖아..
세균, HQ 체제를 거친 무능한, 한 것 없는(너네들보고 무슨 개혁입법을 하라는게 아니다. 야당노릇 하라는 거다) 민주당 4년을 거쳐서 이만큼 선전한 것은, 나는 꼼수다 팀 때문이다.
특히 손학규. 쌀이 아깝다. 강력한 야당지도자를 원했건만. 기회를 줬건만 스스로 차버렸다.
정세균. 뭐 원래 존재감 없는 할아버지이니..패쓰.
다만 김용민 공천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다.
꼼수를 아는 사람들과 젊은 세대들에게는 환호를 받았겠지만, 정작 지역구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해보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당의 입장에서는 이미 슈퍼스타가 되어버린 정봉주가 강력하게 요구한 이상 거부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리고 그것이 전체 흥행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카드를 던진 것이었겠지만,
결국엔 '우리 사람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상대는 구청장 출신이었다. 정말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공천을 조기에 확정짓거나 아니면 구청장급에 걸맞는 거물급을 보내거나, 그것도 아니면 관악을만큼 지도부가 공을 들이거나...
5. 결론
방송3사와 YTN이 장악당한 상태에서 여기까지 온것만으로도 대단.
정책선거-세밀한 정책이 아니라 커다란 방향제시를 해주지 않고 네거티브로만 가면 정치무관심층이 등을 돌림.
2010. 6. 2. 지방선거를 휩쓴 구호는 "무상급식"
이 의제는 아주 예전부터 시민사회(배옥병 씨)에서부터 출발한 이슈이다.
이것을 민주당이 잘 흡수하여 자신의 의제로 만들고, 대승을 거뒀다.
2. 공천
민주당의 전략공천 과정에서 많은 잡음과 불투명함이 있었다.
비례공천과 지역구공천에서의 현격한 차이.
지역에서도, 정말 그 지역에서 정말 될만한 사람을 뽑았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는 충남/강원/경남에서 정말 대선전을 하지 않았나...
그와는 달리 이번 공천이 성공적이었는지 의심스러움.
친노+486 중심이었다는게, 딱히 공천결과를 놓고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다.
다만 "단수공천"이라는게 굉장히 거지같았다. 상향식 공천 한다면서..?
물론 그러려면 관련법령을 정비해야했는데 새누리당이 그걸 거부했기때문에 안 된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자기사람들은 다 단수공천주고 나머지는 경선시키면 그게 말이나 되는가...
3. 야권연대 (+시민통합당+통합진보당+정통민주당+진보신당)
가. 총설
수도권에선 결과적으로 표가 흩어지지 않아서 압승하는 결과. 야권연대가 아니었으면 이런 결과는 못나왔을 것이라고 본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노원병에서 민주당후보가 나와서 노회찬이 떨어지고, 고양덕양에서 민주당후보가 표를 갈라서 심상정이 떨어지는...반대로 다른 민주당 승리지역구들도 마찬가지..
다만 야권연대 과정에서, 중도층들에게 '통진당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 (이 인식이 합리적인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나. 시민통합당
시민통합당(?)과 통합과정에서 확실히-무리수가 있었던 것 같다. 자세히는 모르겠다. 박지원이 결국엔 승복을 했지만,
다. 통합진보당
노났다.
그러나 전통적인 노동세력의 지지를 확실히 잃었다.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통렬한 자기반성이 없이 패권주의식으로 가면 너희는 매장이다.
이번엔 정말 많이 참아준거다. 국민들이....
국민들이 패권주의 이런거 모르는것 같아도, 한번 참아주고 찍은거다. 그래도 한 번 잘해보라고.
이런 상황에서 국민기대 배신하고 판깨는 짓을 하면 국물도 없다..
라. 정통민주당
오히려 리스크는 엉뚱한 곳에 있었다. 정통민주당.
정통민주당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3-4석 까먹은듯....
이것은 결과적으로 박지원이 그렇게 부르짖었던 호남소외론의 심리가 표출된게 아닌가 싶다.
야권연대 초기에는 시민혁명당이든 통진당이든 호남을 구태세력취급하더니
막판에 가서는 호남표 달라고 굽실거리는 모습은 참 거지같았다. 그것때문에 박지원이 전국을 돌지 않았나. 호남향우회 사람들 만나러.
4. 나는 꼼수다
나꼼수라고 하면 안 된다. 나는 꼼수다에서 '나'는 가카이기 때문이다. 나꼼수라고 그러면 꼼수팀이 무슨 꼼수부리는 사람들 같잖아..
세균, HQ 체제를 거친 무능한, 한 것 없는(너네들보고 무슨 개혁입법을 하라는게 아니다. 야당노릇 하라는 거다) 민주당 4년을 거쳐서 이만큼 선전한 것은, 나는 꼼수다 팀 때문이다.
특히 손학규. 쌀이 아깝다. 강력한 야당지도자를 원했건만. 기회를 줬건만 스스로 차버렸다.
정세균. 뭐 원래 존재감 없는 할아버지이니..패쓰.
다만 김용민 공천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다.
꼼수를 아는 사람들과 젊은 세대들에게는 환호를 받았겠지만, 정작 지역구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해보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당의 입장에서는 이미 슈퍼스타가 되어버린 정봉주가 강력하게 요구한 이상 거부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리고 그것이 전체 흥행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카드를 던진 것이었겠지만,
결국엔 '우리 사람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상대는 구청장 출신이었다. 정말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공천을 조기에 확정짓거나 아니면 구청장급에 걸맞는 거물급을 보내거나, 그것도 아니면 관악을만큼 지도부가 공을 들이거나...
5. 결론
방송3사와 YTN이 장악당한 상태에서 여기까지 온것만으로도 대단.
정책선거-세밀한 정책이 아니라 커다란 방향제시를 해주지 않고 네거티브로만 가면 정치무관심층이 등을 돌림.
2012년 4월 3일 화요일
전봉준, 진보신당, 중앙정치.
1.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오로지 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마음속 혼란을 정리하기 위하여.
2. 사회주의와 현실개혁
지난 겨울부터 이현상 평전- 박헌영 평전을 읽으며, 추가로 한국의 운동역사를 간접공부하였다.
그리고 두어권의 사회주의 서적을 읽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사회주의는 분명 현실의 모순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할만한 훌륭한 이론이고, 그 이념의 실현을 이루기 위하여 살아가고 죽어간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사회주의와 근현대사에 대한 학습은 있었지만, 비교적 심도있게 집중적으로 고민했던 시기였다.
3. 전봉준, 혁명의 좌절.
전봉준 평전을 굳이 내 돈주고 사서 읽은 동기는 간단했다.
대부분의 저서에서, 한국 근대사에서의 최초의 민중봉기로 동학농민운동과 전봉준을 꼽고 있었기에. 정리하자면 동학의 기치는 반외세 반봉건.
왜? 반외세 반봉건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민중들이 농기구대신 나뭇가지나 화승총을 쥔 이유는 간단하다. 못먹고 못살겠으니까!
몰락한 양반인 전봉준은, 그리고 동학교도들은, 이 절절한 욕망을 읽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고자 '선동'한 것이다.
당시 조선시대 관군이 동학군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요즘과 똑같다.
'전봉준 등 동학역도들의 꼬임에 넘어가지 마라. 그들을 잡아오면 선처해주겠다. 너희들이 선량한 백성인 것은 다 안다.'
말을 듣지 않는 백성은 더 이상 국민이 아니다. 무자비한 총탄의 세례가 퍼부어진다. 조선은 스스로의 힘으로 동학군을 제어할 수 없다고 판단한 후 청군과 일군이라도 불러들여서 동학군을 학살한다. 그 결과가 최소 10만에서 최대 30만명에 이르는 민중학살.
동학군은 관군에게 편지를 보낸다. '적어도 우리 민족끼리는 싸우지 말자. 우리가 다 같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하는 것인데 너희가 우리를 죽이면 안 된다. 함께 힘을 합쳐 외세와 탐관오리를 몰아내자.'
돌아오는건 총탄 뿐이었지. 그리고 전봉준은 그가 그리도 사랑했던 민중, 백성들에게 배신당하여 그들의 밀고로 잡혀가서 교수대에 목이 매달린다.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4. 전봉준, 힘.
녹두 전봉준 평전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다름아니라 평전의 상당수 내용이 일본 문헌에 기대고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측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도 않다. 전봉준의 탄생일이나 고향따위도 구전으로만 전해져내려올 뿐.
일본. 일본의 정보기관은 이미 그때 전봉준의 동향을 파악하였고, 언론들은 동학군과 조선 관군의 전투상황을 본국에 보도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내에선 정한론, 조선정벌론이 힘을 받는다.
압도적인 국력의 차이. 동학군의 봉기로 인하여 외세개입의 빌미를 주었다. 전봉준도 당시에 이 사실을 알고 무척이나 괴로워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들은 살기 위해서 총칼을 들었으나 외국군대 개입의 명분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그들에 의하여 무참히 짓밟혔다. 물론 외세개입의 책임을 동학군에게 전적으로 물을 수는 없다. 정치를 못한 조선인들의 탓이고 외세를 개입시켜서라도 난을 진압해야 한다는 못난이들의 잘못이 100배는 더 크다.
그러나 혁명가 전봉준은 몹시도 괴로웠을 것이다.
5. 전봉준이 꿈꾸었던 사회
동학군은 크게 두 번 봉기를 일으킨다. 1차봉기-목표는 전라도 지방의 해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894년 초에 전라도지방에서 난을 일으켜 전주성을 점령하고 관군과 "전주화약"을 체결할 때까지의 시기이다.
이때 체결되었던 폐정개혁안의 내용이나, 그 이후 집강소 설치를 통한 개혁의 내용은, 지속적으로 실현되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내용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뭉개지고 만다. 동학군 2차 봉기로 인하여. 목표는 서울에 들어온 일본군을 몰아내고 탐관오리들을 쫓아내는 것. 이전보다 중앙정치 개혁적인 시도.
1894년말부터 1895년에 이르기까지 일본군에 의한 동학군의 대학살.
6. 진보신당의 자세
현실로 돌아온다.
통합진보당은 논의에서 빼도록 한다-많이 복잡하지만,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통진당은 1) 소수의 nl계열과 2) 민주노총 중에서도 별로인 사람들 3) 언제나 본인의 정치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유시민과 그에게 또 한번 속은 아이들의 결합 정도로 본다. 진보 코스프레에 속은 시민들이 불쌍할 뿐이다.
결국엔 구 사회당과 pd계의 결합인 진보신당만이,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진보계열로 인정해줄만하다는 자체판단.
진보신당의 활약? 대단하다. 기존 정치권이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정당차원에서 해내고 있다. 입이 아플 정도이다. 눈부시다.
동시에,
그들은 기존정치권에 물들기를 거부하기때문에, 그들의 이념적 순수성(아마도 사회주의)에 기반하여 이기기위한 방법을 거부하고 있다.
그들의 입장을 거칠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1) 자본주의세계 가속화시키는 신자유주의 정책 및 세력 반대.
2)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민주당 세력은 현재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과거에 노동자/농민계층 탄압한 것은 역대 정권특히 이명박 정권과 다르지 않음.
3) 그러므로 우리 진보신당을 뽑아줘야 (마땅)함."
사실, 위와 같이 단순하게 설명 하기엔....아무튼 조금 설명하기 힘들다.
7. 진보신당을 더 디벼보자.
지금까지 진보신당의 현재에 대한 자체분석을 했으니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점쳐보자.
사실 진보신당의 미래가 진보의 미래는 아니다. 기질상, pd계 사람들은 '무당파'가 많다. 암튼 그렇다는 거다. 그 자유분방한 pd계사람들 중에서 그나마 중앙정치를 통해서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모인 당직자들과 당원들의 열정은 나따위는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이다.
솔직히. 졸라 열심이고 졸라 순수하고 졸라 멋있다. 홍세화. 금민. 이상한 모자. 이런 분들.
금민님의 패기는 정말 맘에 든다. 왜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독일에서는 오랜 시간을 거쳐서라도 기어코 정책으로 만드는 것을 왜 우리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패기. 다른 사람들이 징징(대는 것 처럼 보일)댈 때 금민만큼은 항상 패기와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네거티브가 아닌 긍정적인 비전을 보여주는 정치인이다.
금민빠질은 여기까지 하고-
잘은 모르지만, 사회당은, 청년진보당의 후신으로 알고 있다. 청년진보당은 대학생 운동가 및 재야성 강한 활동가들의 당. 이 당이 나가리나고 금민 등 유학파 영입하여 창당한 것이 사회당.
진보신당은 민노당 패권주의에 pd계가 학을 떼며 나온 당. 이상하게도 민주노총 주류는 민노당에 잔류하게 되고.
성분(?)으로 보건데, pd계(...라고 하면 그들은 이렇게 함부로 묶는 거도 폭력이라며 화내겠지...아무튼...)는 사실상 어느정도의 사회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엘리트에 가깝다.
엘리트. 자신들의 이론적 무오성과 자신의 삶의 완결성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희생할 수 있는 사람들.
8. 진보신당의 미래를 점쳐보자.
진보신당의 현재 입장을 혼자 정리했고, 또 깊숙이 디벼보았으니 이제는 미래를 점쳐야 할 때다.
노. 심. 조.가 왜 진보신당을 탈당할 수 밖에 없었을까?
(이렇게 전체적으로 낙인찍으면 그들은 또 폭력적이라고 하겠지만..) 진보신당 엘리트들의 이념적 순수성,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하여 결국 현실을 바꿀 '더러운' 수단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데에서 답답함을 느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엘리트들 개개인은 훌륭한 사람들이다. 개별 이슈에 몰입하여 그 지역민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한 활동가도 있을꺼고, 사회주의 실현을 위해서 학문적으로 연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은 각자의분야에서 사회주의 실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 시대의 전봉준들이다. 민중과 고락을 함께하고, 정말 이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를 열망하는 운동가들이고 혁명가들이다.
그렇다. 그런데 왜? 누구보다도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서 가장 진정성있게 일하고 있는, 그리고 일할 정당임에도 국민적 지지가 낮은가?
이념적 청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엘리트주의라고 표현하려다가 바꾸었다. 그들 중에서 겸손한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 이념적 청결성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승리할 수 없다. 자신들의 머리속에서 나온 계획 그 이상의 것을 절대로 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모아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서, 그들은 마음이 아닌 머리로 모인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말한다.
"우리가 옳다. 너희들을 살기 좋은 세상으로 이끌어주겠다."
국민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너희들 하는 말이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
그러면 다시 진보는 말한다.
"국민들이 부르주아의 의식을 답습하여...계몽이 필요하고...맑스주의 세미나를 열고...신자유주의를 공부하여...체제 모순을 깨닫게 하여....."
국민은 답한다.
<너희들 많이 해라. 나는 내일 먹을 양식이 있으면 족하다.>
그러면 진보는 회의를 연다.
"저렇게까지 체제내부 논리를 답습하게 된 데에는....의 잘못이 크며......전략을 수정하여...."
너무 시니컬한가? 내가 지금까지 봐온 모습은 이렇고 여기에서 크게 변하지 않으리라는데에 500원 건다.
9. 전봉준의 결과를 놓고 진보신당과 진보정치를 평가해보자.
운동은 계속되지만 중앙정치에는 승패가 남는다.
전봉준과 동학농민운동은 역사에 남았다. 높이 칭송될만한 기개였다.
그러나 자연인 전봉준과 10-30만명의 자연인들은 죽었다. 패배의 대가는 참혹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중앙정치가 썩을대로 썩어있는데.
전봉준이 과거공부에 매진하여 설령 장원급제라도 했더라도, 조선말의 정치판에서- 그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지는 미지수이다.
다시 현실을 보자.
진보신당, 넓게 진보세력은 대추리를, 강정을, 쌍용차를, 한미FTA를 말하며
내가 현재 매진하고 있는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도, 노무현 정권하에서 삼성을 비호하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다.
그렇게 그들의 순수성을, 진정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진보정당의 당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어딘지 모르게, 글로 설명할 수 없는 괴리감을 느낀다.
여기서 사고의 선을 긋고자한다.
삼성 직업병 문제에 가장 헌신적이었던 것은 다름아닌 민주당 이미경 의원이다.
진보세력이 조롱해마지않는 민주당의 의원이다.
민주당 의원이 유능하고 진보정당이 무능하다고 하고 싶지 않다. 전적으로 누가 어떤문제에 관심을 갖느냐는 굉장히 복잡할 수 밖에 없고 진보정당은 대개 원래 갖고 있는 이슈들을 해결하기도 바쁘다.
문제제기의 요지는, 이념적 순수성을 지키기 위하여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스스로 제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진보의 본질과는 관계가 없는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사고의 유연성의 문제이다. 개별 사건에 있어서 때로는 그나마 덜 보수적인 민주당과의 전략적인 제휴가 있을 수 있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그들의 꼿꼿한 태도는 언제나 모두를 불편하게 만든다.
'우리는 너희와는 다르다'
'큰 관점에서 결국 저들은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는 자들이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
진보신당이, 진보세력이 원하는 것은 민중들의 행복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이념적 순수성인가?
아마도, 이념적으로 순수한 길과 방법을 통해서만이 민중들이 '진정으로' '궁극적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내가 관찰한 바로는, 현실에서 목적을 달성하려면 어느 정도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타협을 해나가면서, 점진적으로 목적을 달성해나가는 방법을 선택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게, 천천히, 민중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을까? 계몽주의적인 관점을 버리고, 맑스의 이론이나 그 후예들의 이론만으로 세상을 보기보다는, 이론의 공부를 게을리하지않으면서 바로 당신의 옆에서 살아 숨쉬고 땀흘리고 살아가는 육체들의 고통도 함께 해결해 줄 수는 없는 걸까?
민중들의 살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자신들을 억압하는 권력에 대한 분노.
이 분노와 욕망을 체계적으로 담아내어 정교하게 실현하는 것이 엘리트의 역할이라고 본다. 엘리트는 자족적인 존재일 수는 없다. 엘리트는 다만 혁명과 운동의 과정에서 도구로 쓰일 때 빛날 뿐이다. 그들 스스로가 빛나려 한다면 민중들은 그들을 경원시 할 수 밖에 없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10. 생각을 정리하며
전봉준이 민중들의 마음을 얻은 까닭은 무얼까. 민중들이 그의 자세에서 진심을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 수많은 혁명가와 운동가들이 명멸해갔지만 전봉준이 기억되는 이유는 무얼까.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김대중과 노무현만한 사랑을 얻은 이는 없었다.
결과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운동과 달리, 정치는 목적을 달성하기까지 생기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과감히 감수하고, 최종적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 그것이라고 본다.
그런점에서 진보신당 혹은 진보세력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 자신들의 청결성을 위해서 시행착오를 감수하고 싶어하는 것을 꺼린다. 거칠게 말하면 모범생 근성이라고 해야 하나?
거듭말하거니와 당직자들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정말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보이므로. 오히려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 그때그때의 옳음에 대하여 이론적 관점에서의 옳음에 대하여 판단만 할 뿐 그들이 진정 진보이념이 현실로 구현되기를 진정 바라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 적어도 지금과같이 양비론적인 태도로 나선다면, 그렇게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모른다면 답은 없다.
김한주가 거제에서 나온다. 당선이 될 가능성이 꽤 있다. 그러나 그는 평등계에서 운동하다가 뒤늦게 고시에 뛰어들어 변호사로서 지역기반을 닦은 사람이다.
진보의 집권을 바란다면, 청결성을 유지하려는 생각을 꺾고, 정말로 민중들을 위해서 이 당이 수권을 하여 책임있는 결과를 내는데까지 생각하길 바란다. 아니, 수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의미있는 숫자를 원내에 진입시켜서 진정 민중들의 삶을 바꾸는 정책을 제시하고 그 결과로 책임지길 바란다. 거기에서 보람을 찾길 바란다-순수성을 지켜나가는데에서 보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정말 간절히 바란다.
더 이상은, 전봉준의 순수성만으로 외국군대의 총칼에 맞아죽는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진보이념의 실현을 원하는 바로 우리가, 중앙무대에 서서,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우리의 정책을 우리의 힘으로 실현시키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잘못했고 노무현이 잘못했고 이명박이 잘못했고 하는 말을 뛰어넘어, 그들이 아닌 우리가 수권을 하여 우리의 뜻대로 정책을 펴고 우리가 비판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제발, 그 고집을 내려놓고, 민중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미친짓이라도 하길 바란다. 쪽팔리는 짓을 하길 바란다. 그렇게 나아가면서 민중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고 마음을 얻길 바란다.
정치를 연애에 비유하는 경우가 있다.
연애를 하려면, 그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질 수 밖에 없고, 쪽팔리는 짓을 감수할 수 밖에 없고, 매우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일도 해야될 때가 있다.
거기에는 이유가 없다. 그 사람을 진정 사랑하기 때문에 나의 자존심 따위는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진보신당도, 진보세력도- 민중을, 국민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의 자존심 따위는 버릴 수 있고 쪽팔림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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